가볼만한곳 Seattle

Seattle

시애틀은 미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중에 한곳이라고 불린다. 다른 도시들에도 붙여줄 수 있는 과찬이라고 생각했는데 시애틀을 다녀오고 나니 한 치의 과장도 붙지 않은 오히려 더 화려한 단어를 붙여주고 싶을 정도로 인상 깊게 아름다운 여행지였다.
낮선 도시에 도착하니 숙소를 찾기 전에 한식의 매운맛이 먹고 싶어졌다. 인터넷에서 리뷰가 좋은 곳을 찾아보니까 주말이라 사람이 너무 많았는데 기다리면서 숙소의 위치도 파악하고 시애틀 여행의 기대감이 있어 피곤한줄 몰랐다. 미리 예약한 숙소인 시애틀 중심가에 있는 호텔로 향하면서 낮선 도시주변을 바라보니까 시애틀 밤거리는 생각보다 안전하고 평화롭게 보였다. 영화 ‘Sleepless in Seattle’이 생각나는 그런 밤을 시애틀에서 보내게 되어 이번 여행의 기대감이 한층 더해졌다.
다음날 아침, 시애틀에서 지내는 밤이 ‘잠 못 이루는 밤’이 아니라 생각보다 깊은 잠이 들어 알람소리를 듣고서야 일어날 수 있었다. 숙소에서 주는 아침과 커피를 마시고 밖으로 무작정 나와 보았다. 시애틀의 상징인 Space Needle을 보며 걸어보니까 비로소 시애틀에 머물고 있다는 게 실감 났다. 스페이스 니들에서는 멋진 도시의 전경을 바라볼 수 있는데 우뚝 솟은 이 건축물은 1962년 세계 박람회를 기념하여 세워진 이래 이 도시의 상징으로 사랑받고 있다.
스페이스 니들 바로 옆에는 ‘Chihuly Garden and Glass’라는 시애틀 유리공예 전시장이 있었는데 여기에서 유리 공예가 ‘데일 치훌리’의 작품을 마주할 수 있었다. 원래 데일 치홀리는 인테리어 디자인과 건축을 전공했는데 1960년대에 유리공예에 매료되어 유리공예가가 되었다고 한다. 그는 이태리 베네치아의 무라노 섬에 있는 “베니니 파브리카” 유리공장에서 유리공예를 배운 최초의 미국인이라고 한다.
치홀리 가든 앤 글래스 내부로 들어서니 색색의 무늬가 특이한 천이 걸려있었는데 유리공예와 무관해 보이는 작품이었지만 잠시 감상하고 좀 더 안으로 들어섰는데 화려한 유리공예 작품들이 조명과 어우러져 더욱 신비하고 아름다운 빛을 밝혔다. 멀리서 보면 하나의 거대한 작품으로 보였지만 가까이 들여다보니 정교하고 꼬불꼬불한 것들을 하나씩 연결해서 마치 바다 속을 형상화했는데 중간 대비되는 빛깔로 바다생물을 표현한 것으로 보였다.
​작품들 대부분은 바다를 형상화한 듯 유리공예의 추상적인 작품들로 보였는데 데일 치훌리가 유년시절 바다가 가까운 타코마에서 보낸 시절에서 영감을 얻어서 바다를 모티브로 한 작품들이 많다고 한다.
각 전시실에는 아름답고 환상적인 작품뿐만 아니라 천정에도 작품이 보였는데 어디서 많이 봤던 작품이 보였는데 그것은 라스베가스 벨라지오 호텔 로비 천정에 있는 것과 비슷한 작품이라고 한다. 마치 바다 속 해파리나 연체동물 같기고 하고 또한 목이버섯과 같은 형상을 하고 있는데 형형색색의 물체가 바라보기만 해도 살아있는 듯 신기하고 아름다웠다.
또 다른 전시실에 들어서니 바다 속 생물체가 흔들리듯 보이는 화려한 칼라와 빛깔이 아름다웠다. 그리고 샹들리에 같이 천장에 매달려 있는 작품을 볼 수 있었는데 유리공예 작품들을 하나하나 엮어서 너무나 아름답게 표현한 작품들이 돋보였고 어떤 작품들은 어두운 전시실에 여러 개의 스탠드 위에 꽃이 피어난 듯 밝히는 빛이 예쁘게 보였다.
깊고 아름다운 바다 속 심연에 들어선 듯 작품을 감상하며 시간을 보내다가 어두운 실내를 벗어나 외부로 나가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가는 곳곳에 데일 치훌리에 관한 여러 가지 사진과 중간 중간 천정에 붙어있는 작품도 볼 수 있었다. 그렇게 어두운 전시실을 벗어나 밖으로 나가는 길을 따라 가다보면 밝은 바깥 풍경이 그대로 보이는 커다란 유리 돔 하우스 천정에 흩날리는 꽃잎처럼 아름다운 작품이 매달려 있었는데 벽이 모두 통유리로 되어있어 밖이 보이는 넓은 홀에서 감상하는 작품이 더욱 멋져 보였다. 그곳을 연말파티나 행사를 위해 대관해 주기도한다고 하는데 상상만 해도 멋져보였다. 그곳을 벗어나 밖으로 나와 보니 야외 가든 곳곳에서 만나는 치홀리의 다양한 작품이 정원과 유리공예작품이 조화를 이뤄 멀리서 보면 유리 같아 보이지 않아 보일 정도였다. 그곳에 있는 대부분의 작품들은 꽃이나 풀들을 형상화 하고 있었는데 데일 치훌리가 어린 시절을 보냈던 어머니의 정원에서 추억을 떠올리며 만든 작품들이라고 한다. 야외정원 한 곳에서 유리 공예를 퍼포먼스로 했는데 사람들이 많이 모였다. 유리공예로 화병, 그릇 등 소품을 커다란 가마니에서 나와 입으로 공기를 불어 작품을 만드는 장면을 직접 보니까 유리공방에 온듯했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 테크 회사들이 있는 시애틀은 테크 산업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는 도시답게 다양한 문화가 고스란히 녹아 있고 음식과 도시의 풍경, 그리고 멋진 해안 절경과 함께 태평양 북서부에 자리한 시애틀을 역동적인 도시로 자리매김해 왔다.
그런 도심의 아침거리를 한가롭게 걸어보니 목적지에 도착했다. 현지인들이나 이 도시를 찾은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그 곳은 바로 바닷가에 자리 잡은 Pike Place Market으로 지속적으로 문을 열어 온 파머스 마켓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곳이다. 장인의 치즈와 갓 구운 빵, 그날 잡아 올린 신선한 해산물로 가득한 가판대 사이를 걸어 보았는데 마치 한국의 재래시장의 모습이 연상되었다. 다양한 식자재 파는 가게들과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의 최고 명물인 생선 가게를 지나갔는데 사람들이 많이 몰려있었다. 특히 손님이 생선을 주문하면 고른 생선을 가판대에서 안쪽에 있는 손질하는 곳으로 직원끼리 커다란 생선을 던져 주고받고 하며 우렁찬 소리로 외치고 시애틀 마켓에서만 볼 수 있는 특색 있는 볼거리를 연출했다.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은 규모가 꽤 크고 넓었는데 사람들이 많고 제대로 다니기 힘들 정도였다. 생선과 식자재 가게들, 한가득 예쁜 꽃이 가득한 꽃가게도 지나가다가 무심코 사진을 찍으면 직원이 기분 좋게 활짝 웃어주었는데 시애틀 사람들의 활기차고 유쾌함이 느껴졌다. 미로 같지만 시장 안을 돌아다니는 자체가 색다른 즐거움이었는데 재미있게 구경하며 다녔다. 생동감이 넘치는 그곳에서 나와서 인증 샷 스팟인 Public Market Center 간판이 보이는 곳에서 사진을 찍었다.

시애틀은 아름다운 항구의 모습과 함께 재밌는 시장 구경 그리고 클램 차우더 맛 집을 둘러보았지만 파이크 플레이스에서 가장 유명한 장소는 바로 스타벅스의 전설이 시작된 곳이기도 한 스타벅스 1호점이었다. 시애틀에 살고 있는 지인이 꼭 가보아야 한다고 해서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근처에서 스타벅스 1호점을 찾아 나섰는데 어느 가게 앞에서 긴 줄로 기다리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긴 줄의 종착지는 바로 스타벅스 1호점 가게라고 긴 줄에 서있는 사람 중에 한사람이 알려 주었다. 갈색 오리지널 로고 간판이 걸린 매장 입구에는 ‘1912 Pike Place’를 의미 하는 주소도 적혀 있는데 이 앞에서 기념 촬영하는 사람들로 매우 복잡했다. 끝이 없는 긴 줄에 합류했는데 시애틀에서는 길게 늘어서서 오가는 사람구경하며 기다리는 시간도 여행의 즐거움을 주었다. 긴 기다림 끝에 안으로 들어서면 생각보다 좁은 매장에 다소 실망할 수 도 있지만 오른쪽에서 주문하고 맨 끝으로 가서 픽업했는데 따로 앉을 자리도 없기에 주문한 것을 받으면 바로 나와야했다. 긴 기다림에 허무함 마저 느꼈지만 스타벅스 시애틀로 표시되어 있어 여행 기념품으로 살만했다. 선물을 준비하기 위해 스타벅스 1호점을 기념하는 머그와 텀블러 그리고 커피를 구입하고 나오면서 인증샷으로 마무리했다. 그렇게 시애틀 스타벅스 1호점에서 과거를 회상하고 미래를 체험하기 위해 또 다른 명소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 테이스팅룸을 찾아 나섰다.

다운타운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 캐피탈 힐에 위치하고 있는 곳으로 스타벅스 덕후 뿐만 아니라 이제는 전 세계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로 비교적 번화가가 아닌 언덕을 조금 오르고 공사 구간을 지나니까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 테이스팅룸 건물이 보였다. 그리고 커다란 문을 열고 매장 안으로 들어섰는데 그 규모에 한번 놀라고 많은 사람들과 다양한 상품들에 또 한 번 놀라서 강렬한 첫인상을 남겼다. 전 세계에 공급되는 스타벅스 리저브 커피를 로스팅하고 기계 바로 옆에 앉아 특급 바리스타가 내려주는 커피를 맛볼 수 있는 그곳에도 역시 사람들이 많았다. 2014년 12월에 오픈한 리저브 로스터라는 하워드 슐츠 회장이 오랫동안 공들인 숙원 사업이라고 했는데 규모와 시설이 대단했다. 그곳에서는 스타벅스 만의 특별한 커피를 볶고, 8종류의 커피 만드는 법을 시연하며, 한 브랜드의 성격과 이미지를 극대화한 매장으로, 다양한 체험을 경험하고 다양한 상품을 구경하고 구매할 수 있는 플래그십 스토어인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 테이스팅룸에서 색다른 분위기와 새로운 시설을 구경하며 주변을 돌아보다가 테리스팅 룸에 앉아 커피를 주문해 보았다. Starbucks Certified Coffee Masters로 구성된 직원 중에서도 가장 실력이 뛰어난 바리스타가 직접 커피를 만들어 준다고 한다. 이 리저브 로스터리를 통해 스타벅스의 고급화 전략을 알 수 있는데 커피 장인에 가까운 전문성과 풍미를 갖춘 스페셜티 음료를 개발하고 있는 스타벅스 리저브는 요새 한창 뜨는 블루보틀 커피 등에도 경쟁력을 가지겠다는 의지로 보였다.
매장은 큼직한 로스터기로 원두를 볶고 다른 쪽에서는 커피를 추출하는 등 풍경이 눈과 입을 즐겁게 했다. 스타벅스는 세계 곳곳에서 우수한 바리스타와 매장 관리자를 이곳, 시애틀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로 옮겨왔는데 이 공간은 그 파트너들이 커피를 배우거나 가르치는 무대 공간이 되고 있다.
대형 로스팅 기계에서 볶아진 원두가 천장을 통해 연결된 파이프를 통해서 메인바로 연결되어 즉석에서 신선한 커피를 마실 수 있고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재미와 흥미를 유발하는 커피의 성지와 같은 공간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내다가 우측 편에 있는 베이커리 코너로 가보니까 빵 냄새가 진동했다. 밀라노의 유명 빵집이라고 하는데, 베이커리 코너에 있는 빵 굽는 기계에서 갓 구운 빵 시식을 안 할 수 없었다. 빵과 디저트 케이크를 사서 자리를 잡았는데 베이커리 코너 옆으로는 콜드브루 바가 있었다. 거기는 콜드블루 커피와 콜드브루와 알코홀을 섞은 칵테일을 판매하고 있어서 주변 사람들이 시음하는 세 가지 맛의 커피 칵테일을 시켜보았다. 첫 맛이 알코올 맛인데 입가에 남아있는 커피의 은은한 깊은 맛이 처음 경험해 보는 커피 맛이었다.
스페셜티 음료를 즐기고 매장을 돌아다녔는데 시애틀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에서만 구입할 수 있고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스타벅스의 다양한 상품이 정말 많았는데 컵과 앞치마, 추출 기구 등 액세서리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끊임없이 커피의 혁신을 추구하며 스타벅스의 모든 것을 담고 있고 다음 세대의 스타벅스의 모습을 보여주는 이곳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가 있는 시애틀은 카페인으로 에너지를 충전하는 도시로 보였다.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의 커다란 문으로 나와 바깥 건물을 다시 바라보았다.
팬데믹으로 모두가 자기 자신을 돌보기도 힘든 요즘이다. 스타벅스 본고장 시애틀에서 즐기는 커피 한잔의 여유 그리고 여행지에서 만난 한 잔의 커피라고 생각하기에는 그 울림이 너무 큰 것 같았다. 그리고 시애틀에서 값으로는 도저히 살 수 없는 행복한 시간을 즐길 수 있어서 감사했다. 요즘에는 아주 소소한 것이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 같다. 그렇게 훈훈한 마음으로 여행지에서 돌아와 행복 바이러스처럼 주변에 행복한 이야기를 전해서 좀 더 따뜻한 세상을 만나보고 싶었다.


글: 유니스 홍, 사진: 브라이언 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