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볼만한곳 Santa Rosa & Ferrari-Carano

Santa Rosa & Ferrari-Carano

아직도 끝나지 않은 코로나시대에 불안과 기대를 안고 북가주를 방문했다.
지인과 짧은 만남을 하고 방문길에 예전에 들러 보았던 Santa Rosa 다운타운에 도착했는데 거리에 마주치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지만 작은 식당들에는 옹기종기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산타로사에 방문할 때마다 찾는 맛 집이 있는데 아직 오픈을 하지 않아서 1시간 정도 기다려야할 것 같았다.
기다리는 동안 다운타운 거리를 걷기로 했다.
산타로사는 Peanuts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스누피의 고향으로 Charles M. Schulz Museum을 비롯해서 곳곳에 스누피 캐릭터 조형물을 볼 수 있는데 스누피의 아버지, 찰스 슐츠 작가가 여생을 산타로사에서 보내면서, 산타로사는 스누피의 마을로 유명해 졌다고 한다.
산타로사에서 박물관뿐만 아니라 다운타운 곳곳의 스누피 애니메이션 조형물이 있어서 찾아다니는 재미가 있었다.
다운타운에서 반갑게 만난 스누피 캐릭터 조형물과 사진도 찍고 거리의 작은 앤틱샵 구경도 하니까 한 시간이 빠르게 흘렀다.
다시 맛 집이 있는 식당에 도착했는데 첫 손님이 이미 테이블에 있었고 우리도 자리를 잡고 음식을 주문했다.
손으로 만든 피자 도우와 로컬 모차렐라 치즈로 장작화덕에서 구운 마가리타 피자와 칼라마리 샐러드를 시켰는데 맛이 항상 똑같이 좋았다.
즐겁게 식사를 하고 산타로사를 벗어나 서쪽 방향으로 느림의 미학이 느껴지는 슬로우 시티라고 불리는 한적한 시골마을을 연상시켜주는 드라이 크릭 지역으로 향했다. 프리미엄 와인 산지로 유명한 드라이 크릭 지역은 러시안 리버를 지나 물 흐르듯이 달리는 차창 밖 풍경이 잠이 스르르 올 것 같이 평온하고 나른하게 느껴졌다.
2년 전에 있었던 러시안 리버 홍수 범람과 산타로사의 산불의 흔적은 찾아 볼 수 없었는데 가는 길에 오래된 농가처럼 보이는 건물이 보여 잠시 들러보았는데 유기농 식자재를 비롯해서 고기와 치즈를 판매하고 카페와 기프트샵이 함께 있어 사람들이 비교적 많았다.
나파 밸리와 함께 프리미엄 와인 산지로 유명한 소노마 카운티의 드라이크릭 지역은 깨끗하고 오염되지 않은 비옥한 옥토와 연교차가 적은 온화한 기후와 탁월한 햇살을 갖추고 있어 오래 전부터 유기농 농산물 재배와 와인 산업이 발달해왔다.

오감이 즐거운 시골길을 달리다가 목적지인 페라리-카라노 와이너리 사인이 보이고 서서히 안으로 들어섰다. 마치 유럽의 대저택을 방문하는 기분이 드는 멋진 조경이 눈에 들어왔는데 이 와이너리는 럭셔리 자동차, 페라리가 연상되어 혹시 페라리 자동차가 있지 않을까 했는데 찾아볼 수 없었고 웹사이트에서 조사해보니 이태리계 미국인인 Donald Louis Carano라는 변호사 출신 호텔/카지노/레스토랑 사업가가 총 약 1,200에이커에 달하는 와이너리를 조성했고 캘리포니아 전역에서 가장 훌륭한 와인 재배시설 중 하나를 소유하고 있다고 한다.
페라리-카라노 와이너리는 훌륭한 와인뿐만 아니라 건축물과 정원이 특별하다.
Ferrari-Carano의 Hospitality Wine Center인 Villa Fiore를 둘러싼 정원은 1987년 와이너리 공동설립자이자 정원 가꾸기 애호가인 Rhonda Carano의 열정으로 시작된다.
와이너리를 방문하면 5에이커의 이탈리아 시골 같은 멋진 정원을 만날 수 있다. 구불구불한 길, 다리, 졸졸졸 흐르는 개울, 연못, 싱그러운 식물로 정원의 아름다움에 매료된다. 매년 봄에는 10,000그루의 튤립과 수선화가 중앙 무대를 장식하여 따뜻한 날씨와 새로운 계절의 튤립은 인기가 너무 많아서 튤립 핫라인 (707) 433-5349로 전화해 개화 상태를 확인할 수도 있다니 시간이 되면 다시 한 번 들러봐야겠다.
고전적이고 기하학적인 형태의 이탈리아/프랑스 파르테르 건축이 이 정원의 중추를 형성하고 있는데 와이너리 앞에 있는 Enclosed Garden은 공원 같은 느낌을 주기도 했다.
눈부신 조경을 구경하면서 와인 테이스팅 하는 건물로 향했는데 건물 밖에서 와인을 곁들인 음식을 즐기고 있는 몇 몇 사람들이 보였지만 건물 안쪽은 테이블과 와인 테이스팅하는 부스를 모두 없앤 것 같았다. 그곳에서도 오픈은 했지만 다른 식당처럼 사회적 거리두기 그리고 마스크 착용 등 COVID-19 안전 지침이 있었다.
페라리-카라노 와이너리에서 코로나시대 이전처럼 오랜 시간 즐길 수 없었지만 아름다운 와이너리에서 눈으로나마 즐기는 시간을 가졌다.
다음은 나파 시에 있는 유명한 마켓플레이스인 Oxbow Public Market에 들렀다. 집에서 이태리 요리를 자주 즐기는 편이라 요리에 필요한 시즈닝을 구입하기 위해 시즈닝 전문점을 찾았다.


여러 가지 식재료를 판매하는 곳곳의 가게들 마다 유기농 식재료를 팔았는데 그곳에서는 유기농을 빼면 장사가 안 될 것 같았다. 마켓플레이스는 가게들 구경하는 재미가 좋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거의 모두가 마스크를 벗고 있어서 조금 불안했다.
오픈한 분위기라지만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어서 불안한 마음에 마스크를 벗지 못하고 돌아다녀서 오랜 시간을 머물 수 없었다. 답답해서 밖으로 나와서 건물 밖으로 나왔는데 건물 저편에 Culinary Institute of America 요리학교 건물이 보였다.
유기농 텃밭이 조경처럼 꾸며져 있었고 건물 꼭대기에 셰프를 상징하는 조형물이 보였고 그 아래에는 커다란 포크 모양의 조형물이 우뚝 서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까 진짜 수많은 포크들을 모아서 커다란 포크 모양의 조형물로 만든 것이 흥미로웠다.
산타로사, 드라이크릭, 나파 시에서 하루코스 짧은 여행에서 앞을 알 수 없는 코로나 우울감을 조금이나마 치유할 수 있는 ‘단기 치유 여행’이 된 것에 감사한다.
코로나19로 인한 불안 심리는 ‘치유형 여행’, ‘근교 중심의 단기여행’, ‘전통적인 인기 관광지보다는 한적한 소도시 위주의 여행’, ‘단체 여행보다는 소수의 친밀한 사람들과의 여행’ 등 안전한 여행을 추구하는 흐름으로의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즘은 여행문화가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여행에 대한 갈망은 여전히 잠재돼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심신이 지쳐있는 최근, ‘치유’와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목적으로 나만의 시간을 위해 떠나는 소소한 여행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것 같다.
한동안 밖을 마음대로 나가지 못해 유튜브 영상에서 온라인 여행으로 대리만족을 했는데, 코로나19 이전에 자유롭게 여행했던 때를 생생히 추억하거나 기존과는 다른 새롭고 독특한 여행 계획에 도움이 되었다.
코로나19 회복 이후에 대한 기대심리 작용으로 기존과는 다른 새롭고 독특한 여행 컨텐츠 대한 관심이 많아졌는데, 코로나 우울을 극복하는 동시에 위생·안전을 고려한 여행 형태에 대한 여행 그리고 소수의 가까운 사람들과 안심하고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유대감이 강한 동반자와의 여행이 요즘시대에 지혜로운 여행이 될 것 같다.

글: 유니스 홍, 사진: 브라이언 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