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볼만한곳 Memphis

Memphis

테네시 주에 살고 있는 친척집 방문길에 멤피스의 가볼만한 몇 곳을 둘러보는 일정으로 여행준비를 했다.
미국 남부여행은 이번이 처음인데 비행기로 약 3시간 반 거리에 미국의 광활한 영토를 날아가 테네시 주에 도착해서 노을빛이 짙게 드리워진 하늘을 바라보니 왠지 미 서부와 색다른 분위기를 느끼게 해주었는데 멤피스의 첫날부터 낮선 지역에서 기대와 호기심이 가득하게 되었다.


우연치 않게 얼마 전 개봉한 전설의 엘비스 프레슬리의 음악과 생애를 담은 영화 ‘Elvis’를 감상하고 엘비스 프레슬리를 기억하게 되었는데 그를 다시 만날 수 있는 곳이 이번 여정에 있는 멤피스라는 도시라는 것이 너무나 흥미로웠다.
그의 음악과 영화를 기억하든, 혹은 그의 영향을 받은 이들로부터 이야기를 들었든, 엘비스 프레슬리를 모르는 이는 없다.
그동안 잊고 살다가 가끔 들려오는 복고풍 음악 속에 엘비스의 노래 소리가 감미롭게 들리게 된 나이가 된 것 같다.
영화에서 아니면 그의 영상이 담긴 다큐멘터리에서 본 장면에는 엘비스의 노래 소리가 날 때마다 들리는 객석에서 나오는 비명 소리는 그 가수에 대한 강력한 피드백이자 응원인 것 같았다.
원조 소녀 부대를 이끈 팝에 제왕 엘비스 프레슬리를 어렸을 적에 TV에서 본 기억은 가물거렸지만 엘비스는 전형적인 미국 미남 스타일로 생각났는데 한 시대를 화려하게 많은 사람들에게 전설로 남겨진 이름의 영화 ‘Evis’를 관람한 후 마음은 이미 Graceland로 향해 있었던 것 같다.


주중에 이른 시간이라 사람들이 많지 않을 줄 알았는데 입구부터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보였고 건물 안에는 투어를 하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이 줄서 있었다.
얼마 후 차례가 되서 그레이스랜드 투어를 위한 다큐영화를 한편 보고 오디오 가이드가 나오는 헤드셋과 아이패드를 받아들고 투어버스에 올랐다. 엘비스 프레슬리가 살았던 Graceland mansion은 2006년에 국가 역사 랜드마크로 지정되었는데, 그만큼 엘비스 프레슬리가 미국의 음악사에 있어서 큰 영향을 주었던 인물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투어 버스를 타고 역사상 가장 유명하다 할 만한 저택의 푸른 잔디가 펼쳐진 탁 트인 진입로에 도착했는데 엘비스의 삶에 대해 직접 느끼고 자세히 알아볼 것을 생각하니 무척 설래었다. 그곳에서 가족, 친구와 함께 집에서 시간 보내기를 즐겼던 엘비스에게 그레이스랜드는 자신만의 세상, 그 자체였던 것 같았다.


대리석으로 된 현관에 들어서자 엘비스가 직접 사용했던 소파, 화이트칼라의 카펫과 그랜드 피아노로 장식한 거실이 눈에 들어왔다. 특히 방문객들이 걸음을 잠시 멈추고 사진을 찍고 있었는데 엘비스 프레슬리의 사진이 보였다. 그리고 그 밑으로 그의 부모님의 사진도 보였다.
엘비스가 어린 시절에 아버지가 사기죄로 교도소에 수감되었고 어머니와 함께 가난한 흑인 마을에 정착했는데 그의 친구들은 백인보다 흑인이 더 많았다고 한다. 흑인 동네에서 가스펠과 블루스를 들으면서 음악에 눈을 뜨게 되는데 흑인들의 음악에 영향을 받고 당시 유명 흑인가수 비비 킹이나 리틀 리처드 같은 유명 흑인가수들과 함께 공연하면서 멤피스 지역을 휩쓰는 스타로 활약하게 되었다고 한다.
70-80년대 록앤롤 음악적인 특징은 미국 흑인 노동요라고 할 수 있는 블루스에서 나왔다.
흑인 특유의 리듬과 박자가 강렬한 블루스를 불렀고 교회에서는 성가대들이 가스펠을 불렀는데 엘비스는 흑인 동네에서 자라면서 흑인 음악인 블루스와 가스펠을 바탕으로 백인 음악인 통기타를 위주로 한 연주를 하는 컨트리 음악을 접목시켰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전자기타를 이용해서 락음악을 완성하고 전파했는데 비틀즈를 비롯해 60-70년대 많은 락스타들이 엘비스의 음악에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수많은 트로피를 바라보며 엘비스는 록앤롤의 제왕이라는 호칭이 실감나게 되었다.
엘비스가 살았던 저택 곳곳을 구경하면서 느꼈는데 꽤 오래전에 사용하던 물건들이었는데 레트로한 느낌이 모두 고급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엘비스 프레슬리는 친구들을 불러 모아서 파티를 하는 것을 좋아했는데, 주방은 항상 시끌벅적한 장소 중 하나였다고 한다.
줄지어 내려가는 사람들을 쫓아가니까 지하로 가는 계단아래에 특별한 장소가 보였다.
엘비스 프레슬리가 친구들과 포켓볼을 즐기던 곳이라고 했는데 주름을 잡은 형형색색의 원단을 댄 벽으로 장식해 기분 좋게 포켓볼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아주 평범하지는 않았거나, 그 당시에 그런 것이 유행이었는지 모르겠는데 독특한 무늬의 천으로 주변을 디자인해 놓은 것이 그의 취향을 조금이나마 가늠해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또 다른 장소에는 엘비스 프레슬리가 TV를 보았던 엔터테인먼트 룸도 있었는데 이 안에서 음악을 듣기도 하고, TV를 보기도 했다고 한다. 특히 3개의 TV를 한 곳에 놓고 여러 채널을 보는 것은 당시에는 꽤 파격적인 방법이었다고 한다.


사람들 긴 줄을 따라 가니까 어느새 바깥으로 나가서 다음 장소로 이동하는 길이 나왔고 그 다음으로 갔던 곳은 트로피 빌딩인데 엘비스 프레슬리는 살아생전에 수많은 상들을 받았다.
그 상들이 바로 이 트로피 빌딩 안에 모두 전시되어 있었고 엘비스 프레슬리는 음악으로 더 잘 알려져 있지만,
그는 수많은 영화에 출연한 영화배우이기도 했는데 엘비스 프레슬리와 관련된 기사와 엘비스 프레슬리가 활동하던 당시에 판매되던 상품들로 의외로 아기자기한 물품들이 많이 보였고 엘비스 프레슬리가 살아생전에 받은 상들 중 골든 디스크와 실버 디스크의 숫자만 해도 엄청나서 복도 전체를 가득 채우고도 남을 정도였다.
트로피 하우스의 마지막 코스에는 수많은 상패와 엘비스 프레슬리가 공연 당시에 입었던 의상을 전시해 놓았는데, 천장도 꽤 높아서 고개를 높이 들고서 봐야 할 정도였다.
확실히 그 당시의 아이콘이라는 표현이 이해가 되기는 했는데, 그가 더 대단한 것은 모두 생각보다 짧았던 활동기간동안 받은 것들이라는 것이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방문객들 사이에서 트로피 하우스를 관람하고 밖으로 나오니 수영장이 보였고 작은 분수가 눈에 띄었다. 그 뒤에서 사람들이 많이 사진을 찍고 있어서 가까이 다가가보니 엘비스 프레슬리의 무덤이 있었다. 그가 가족과 함께 묻힌 곳을 Meditation Garden이라고 불렸는데 특히 엘비스 프레슬리의 묘위에는 수많은 인형과 꽃이 올려져 있었고 사람들이 조용히 그의 넋을 기리고 있었다.
1977년 42세의 젊은 나이에 갑자기 사망한 엘비스를 애도하며 사람들은 그가 상업적인 대중 음악계의 희생자였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엘비스 프레슬리는 초창기에 미국 젊은이들에게 매우 중요한 그 무엇을 상징했다. 바로 자유와 반항의 상징이었는데 그의 독특한 의상, 음악의 메시지와 스타일은 새롭게 성장해가는 미국의 10대들에게 강한 호소력을 가지고 있었다.
프레슬리가 살았던 맨션의 투어가 끝났다. 영화를 보고 그의 집과 그가 활약했던 시기의 유품들을 보고 나니 그가 더 대단한 가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빨리 성공을 해서 방황을 했던 기간도 그만큼 길었지만, 그의 영향력은 확실히 작지 않았다.


다음에 간 곳은 엘비스 프레슬리가 수집했던 차들이 모여 있는 전시관이었는데 보기 힘든 고급 올드카들을 볼 수 있는데 의외로 재미있는 곳이었다.
와이프에게 선물하기 위해 구입했던 메르세데스 280과 롤스로이스, 생각보다 꽤 길었던 캐딜락 컨버터블, 엘비스가 집에서 자주 탔다는 모터사이클 그리고 엘비스 프레슬리의 차 중 가장 유명한 차인 핑크 캐딜락, 그의 어머니에게 선물로 줬던 차이기도 한데, 이 핑크 칼라는 엘비스 프레슬리와 전체적으로 꽤 많이 연결되는 색이기도 하다.
기프트 샵에 들렀는데 의외로 그와 관련된 기념품도 핑크색의 기념품들이 꽤 많았다.
그레이스랜드는 정말 엘비스 프레슬리에 관한 테마파크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수많은 것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그중에 딸 이름을 딴 ‘리사 마리’라는 미국 내 장거리 비행 때 많이 이용했던 비행기도 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그의 패션과 관련된 전시관에 들렸다. 지금 봐도 너무나 매력적이고 잘생긴 엘비스 프레슬리의 모습이 옷보다 더 빛나게 눈에 들어왔다. 사람들이 기억하는 엘비스 프레슬리는 활발하고, 신나는 음악으로 모든 사람들을 매료시켰던 이미지의 사람이지만 실제로는 꽤 수줍음을 많이 타고 조용한 성격이었다고 한다.
그런 성격에 갑작스럽게 화려하게 스폿라이트를 받고, 수많은 압박에 의해서 방황을 하게 되었다고 했다.
불공정 계약으로 인해 실제 그가 가진 명성에 비해서 벌어들인 돈이 적었던 것도 또 하나의 문제였다고 했는데 화려한 삶을 살다 떠났지만 지금도 세계 곳곳 어느 곳에서 그의 음악이 흘러나오고 그의 영상을 볼 수 있다.
우연히 영화를 보고 생각지도 않았던 기회가 생겨 그의 흔적을 그레이스랜드에 방문해서 볼 수 있었던 시간들이 즐겁고 행복했다.
그레이스랜드에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엔터테이너의 일생과 업적에 대한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해 주고 있다.


그레이스 랜드의 감동이 지워지지 않은 채 멤피스에서 유명한 블루스의 거리인 빌 스트리트를 돌아다녔는데 그곳은 엘비스 프레슬리가 어린 시절 노래를 불렸던 곳이며, 비비 킹, 루이 암스트롱을 비롯한 수많은 아티스트가 발굴된 곳이라고 한다.
주중 한 낮에 가서 그런지 사람들은 많지는 않았지만 거리에 수많은 나이트클럽과 바에서 흘러나오는 라이브 음악을 들으며 주변을 둘러보면서 독특한 스타일이 가미된 남부 음식을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Beale St. 에서는 길에서 맥주를 마시는 것이 허용되어있어서 그런지 플라스틱 컵에 맥주를 들고 마시는 사람들의 모습도 흔하게 볼 수 있었다.
길에서 사 마셨던 한 컵의 맥주는 사실 분위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꽤 시원하고 맛있었다.
헐리우드 거리에 스타들의 이름이 새겨진 거리가 있었다면, 빌 스트리트에는 음악가들의 이름이 새겨진 음표도 인상 깊었다.
멤피스는 어디를 가나 축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는데, 기대보다 더 즐겁게 보냈던 것은 함께한 가족이 있어서 더욱 행복했었다.

글 : 유니스 홍, 사진: 브라이언 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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