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볼만한곳 EGYPT Part 2.

EGYPT Part 2.

이집트 카이로에서 상상 이상으로 느껴진 이국적인 도시 풍경과 꿈꾸었던 피라미드가 눈앞에 다가 왔을 때 큰 감동으로 남았던 것이 지워지지 않은 채 또 다른 여정의 시작이 마음을 설레게 했다.
이집트 남쪽에 위치한 아스완으로 향하는 비행기 창밖을 바라보았는데 드넓게 펼쳐진 사하라 사막풍경이 보였고 비행기 그림자가 드리워져 날고 있는 풍경이 낭만적으로 보였다.
비행기가 이륙한지 한 시간 쯤 지날 무렵 기체가 흔들려 마음이 불안했다. 별문제 없겠지 하면서도 녹 슬은 낡은 비행기 날개가 흔들리고 덜컹거리는 캐비넷 소리가 기분 나쁘게 들려왔다. 드디어 비행기가 안전히 착륙했을 때 승객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박수를 쳤다. 나만 불안했던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무사히 도착한 안도감에 모두가 웃을 수 있어서 감사했다. 낭만적일 줄 알았는데 결코 낭만적이지 않았던 비행기에서 내려 공항을 빠져 나왔는데 택시를 타라고 호객하는 택시기사들이 너무나 피곤하게 할 정도로 서로 손님을 끌어가려고 치열하게 달려들었다. 얼떨결에 인상이 제일 나쁘게 보이는 운전기사가 적극적으로 우리를 차에 태웠다. 그런데 고장난 안전벨트와 숙소로 향하는 내내 과속에다 곡예운전으로 또 다시 마음을 불안하게 했다. 숙소에 도착해서야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아스완 여행의 시작은 불안을 동반해 여행의 기대감마저 상실하게 만드는 것 같았다. 미리 예약한 호텔은 인터넷에서 멋진 사진과 다르지 않게 웅장하고 화려했다. 하지만 리조트 형태의 호텔은 생각보다 쾌적하지 않았고 사람들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마치 우리 혼자 거대한 호텔에서 머무는듯했다. 짐을 풀고 출출해서 밖을 나가 보니까 라마단 기간이어서 그런지 문을 연 식당이 보이지 않았고 어디로 가야할지 서성이니까 곳곳에 마차꾼들이 또 호객행위를 하고 있었다. 구글맵에 맥도날드가 보이기에 그곳에 내려달라고 하니까 식사 마칠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돈을 더 달라고 했다. 하지만 아스완 거리를 둘러보고 조금 걷기위해 거절했다. 아스완에서 먹어본 맥도날드 햄버거는 미국에서 먹던 맛과 조금 달랐다. 그리고 그곳은 대부분 젊은이들이 모이는 아지트 장소 같아 보였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까 기다렸다는 듯이 또 다른 마차꾼이 달려들었다. 아스완에는 택시 보다는 마차가 운송 수단인 것 같았다. 호텔에 도착하니 마차꾼에게 돈을 내니까 더 달라고 했다. 흥정했던 가격이 한사람 가격이라고 우겼다. 불쾌했지만 싸우기 싫어서 두 사람 가격을 내고 허탈한 심정으로 호텔로 들어섰다. 수영장 건너 저녁노을이 아름다웠는데 상한 기분을 달래주는 듯했다. 그렇게 아스완 여정은 시작부터 피곤해서 앞으로의 여정이 힘들고 지칠 것 같아 조금 걱정이 되었다.

다음날 아침은 가이드의 스케줄에 따라 아스완 댐을 돌아보고 ‘나일강의 진주’라 불리는 아름다운 필레 신전을 방문하기로 했다. 가이드의 차를 타고 아스완 도시를 한 바퀴 돌아보고 초등학교 때 세계에서 가장 큰 댐이라고 배운 아스완댐으로 향했다. 가는 동안 아스완댐에 대한 안내를 쉼 없이 열심히 가이드가 설명했는데 나일강의 범람을 막고 관개 및 농경을 위한 전력발전의 목적으로 지어진 다목적 커다란 댐이라고 했다.
예로부터 이집트인들은 나일강의 범람을 축복이라고 생각했는데 매년 6월말 상류에 내린 엄청난 비 때문에 정기적으로 범람하였던 나일강 상류에서 쓸려온 유기질이 풍부한 옥토인 검붉은 흙은 이집트인들에게 축복이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댐이 완공되어 생겨난 드넓은 호수에는 나세르호라는 이름이 붙여있었다. 아스완 댐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거대한 인공 호수라고 하는데 저장된 물을 이용해 이모작 농사를 지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전력생산은 이집트 전력의 30%를 공급하며 요르단까지 전력을 공급한다고 한다. 하지만 아스완댐 건설의 부작용도 만만치 않은데 관개 농지에서 흔하게 나타나는 흙의 염화현상과 토양 침식이 심해지고 토양에 공급되는 것들은 오폐수들이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나일강 하구는 세계에서 비료를 제일 많이 써야하는 지역이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인류의 유산들이 그대로 물속에 묻혀버렸는데 댐건설로 사람들이 삶의 터전을 옮겨야 했으며 나일강의 수량의 변화를 가져와 기후와 환경을 변화시켰다고 했다. 그래서 수련, 파피루스, 따오기, 하마, 악어 같은 동식물이 사라지고 지금도 나일강 주변의 풍요로운 낙원이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아스완댐을 둘러보고 기대가 많이 담겨있는 Philae Temple로 향했다.
필레 신전은 나일강 필레 섬에 세워진 “이시스” 여신을 위한 신전으로 이집트에서 가장 아름다운 신전이며, 클레오파트라가 줄리어스 시저와 함께 신혼여행을 했던 장소로도 유명하다. 신전을 가기위해 배를 탔는데 가는 동안 아름답고 신비로운 물길이 미지에 세계로 향하는 것 같았다. 배에서 내려 필레 신전 입구에는 조각이 각기 다른 많은 열주 기둥, 탑문의 아주 섬세하고 아름다운 이시스 여신, 호루스 신의 조각 모습이 일품이었다. 입구를 지나면 나타나는 넓은 뜰과 기둥들은 신전에서 바라보이는 나일강이 더욱 멋있는 풍경으로 만들어주었다. 주로 화강암 바위에 원근화법을 이용해 만든 중앙에 있는 성스러운 섬은 이시스 여인의 영역으로 기둥과 원주들이 하늘 쪽에 솟아 있으며 단지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풍경에서 찾을 수 있는 감동을 주었다. 또한 돌기둥 가까이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너무나 선명하게 남아 있는 상형문자와 오늘날 하프를 연상시키는 2000년도 더 된 악기를 연주하는 모습이 새겨져 있어서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파라오의 침상이라고 불리는 곳은 정말 현장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세워진 건축물이 아름다웠다. 지금의 신전은 아스완 댐 건설로 신전이 물에 잠겨 가는 것을 유네스코에 지원을 받아 신전의 돌을 수많은 조각으로 분해래서 지금의 장소인 Agikia섬으로 이전하여 수몰 위기에서 벗어나 재복원 하였다고 한다. 필래 신전 내부에는 초기 크리스천의 교회로 사용한 모습이 남아 있으며 지성소와 벽안에 아름다운 신들의 모습과 제물을 바치는 왕들의 모습이 섬세하게 조각되어 있었다. 이시스 여신이 태어난 아기 호러스에게 젖을 먹이는 모습, 이시스 여신이 아들인 호러스 신을 날개로 감싸 보호하는 모습 등 당시 가발과 머리 장식품이 현재 보다도 더 섬세하고 패셔너블하면서 환상적으로 보였다. 아마 그 시대에 패션은 엄청 더 화려했을 것 같았다. 기둥들이 대부분 꽃모양들로 조각되어 있었는데 일부 기둥에 새겨진 얼굴모습이 귀여운 얼굴상이라 재미있었다. 석양이 내려앉는 나일강의 아름다운 배경에 서있는 필레 신전과 아쉬운 이별을 했는데 언제 또 다시 올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보고 또 보고 뒤돌아 바라보는 내내 아쉬웠다.
다음날 새벽 4시에 출발하는 일정 때문에 다시 숙소로 돌아와 잠을 일찍 청했다. 필레 신전의 아름다운 풍경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아 멋진 꿈을 꿀 것 같았다.
새벽 3시에 일어나 대충 준비하고 밖을 나와 보니 아부심벨 투어를 가기위한 버스가 대기하고 있었다. 커다란 버스에 사람들이 가득차고 차는 어딘지 모르는 곳으로 향하고 있었다. 동이 뜰 무렵 바깥 풍경은 드넓게 펼쳐진 누런 모래사막 벌판이었다. 대략 3시간이 넘게 지났을 무렵 목적지에 도착하고 버스에서 사람들이 모두 내리고 또 아무것도 없는 황무지를 따라 나일강 보이는 쪽으로 걸었는데 코너를 돌자 뜻밖에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사진이나 동영상으로만 보았던 아부심벨은 기원전 13세기경 람세스 2세가 언덕의 사암층 암벽을 깊게 파서 만든 신전이다. 직접 보니까 상상 이상으로 거대한 규모의 신전이었다. 파라오인 람세스 2세의 재위 시절 때 아부심벨 건설은 신 왕국시대에 그가 태양신(람세스 2세)과 그의 아내 하트호르(네페르타리)에게 바치는 신전이자 자신을 신격화 한 곳이다. 대신전의 네 구상은 람세스 2세로 그 앞에 나란히 있는 것은 가족상이다. 안쪽에는 푸타하 신, 아멘 라 신, 라 호르악티 신, 그리고 람세스 2세의 상이 있다. 상의 다리에는 누비아 원정을 떠난 그리스인 용병의 고대 그리스어 낙서가 새겨져 있었다.
람세스 2세 상 중 왼쪽에서 두 번째 상은 신전이 완공된 몇 년 뒤 일어난 지진으로 무너져 내렸으며 머리 부분이 2구 앞으로 나뒹굴고 있다. 그리고 벽면에는 성스러운 배 앞에서 의식을 거행하는 장면이 그려져 있었다. 부조로 왕의 업적, 북쪽 벽에는 카디슈 전투, 남쪽 벽에는 시리아, 리비아, 누비아와의 싸움이 그려져 있었다. 현재의 아부심벨 신전은 아스완 하이댐 건설로 수몰 위기에 처하자 유네스코의 도움을 받아 세계유산인 아부심벨을 더 높은 곳에 끌어올려 현재 위치에 영구 보존하게 되었다고 한다. 더 놀라운 것은 내부인데 몇 천 년 전에 지었다고 믿을 수 없게 보존 상태가 좋았고 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채색이 남아있는 부분도 많이 보였다. 정교한 그림이 그대로 그려져 있는 벽을 마치 박물관에서 감상하듯 가까이에서 그리고 멀리서 감상하고 감탄하며 관람을 했다.
람세스 2세의 왕성한 과시욕을 상징하는 건축물로 유명한 아부심벨은 수단 공화국과의 국경 지대에 있는 마을로, 이집트 최남단에 위치해 있는데 그곳의 지명 아부심벨은 부르크하르트가 이곳에 왔을 때 안내를 이끌었던 이집트인 소년의 이름, 아부심벨에서 따왔다고 한다.
‘아부심벨 신전(Abu Simbel Temples)’은 햇빛으로 빛나는 신전을 볼 수 있는 이색적인 페스티벌로 유명한데 때에 맞춰 방문하면 파라오 석상이 세워진 중앙 입구에서부터 내부 통로, 지성소로 이어지는 깊숙한 길 등의 공간들이 태양 빛으로 환하게 빛나는 경관을 만나볼 수 있으며, 자연의 빛으로 반짝이는 수천 년 전 유적의 모습이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한다. 그래서인지 이집트 사람들은 피라미드보다 아부심벨을 더 가치 있는 유산으로 여기고 있다고 하는데 언젠가 다시 찾고 싶은 유적지를 태양으로 빛나는 파라오 무덤, ‘아부심벨 신전’에서 그 진귀한 장면을 사진으로 남기고 머릿속에 남겼다. 다시 밖으로 나오니까 관광객들이 몰려들었다. 새벽에 일찍 출발한 덕분에 비교적 덥지 않고 사람들이 없는 시간에 충분히 감상할 수 있어서 좋았다. 아부심벨에서 다시 아스완 도심으로 향하는 투어버스 차창 밖은 햇살이 너무나 강하게 비추고 있었는데 드넓은 사하라 사막 한가운데 도저히 그늘이라는 곳을 찾아볼 수 없는 뙤약볕에서 일을 하는 노동자들이 스쳐 지나갔고 삭막한 사막풍경은 달리는 내내 거의 비슷한 풍경을 보여주었다.

정오를 조금 지나 도착한 호텔에서 별다른 일정이 없어서 저녁 무렵까지 누비안 마을을 방문하기로 했다. 아스완의 엘리판틴 섬에 있는 누비안 마을은 시골을 연상시키는 곳이다.

Nubian이란 이름은 이집트 남쪽 나일강을 따라서 드문드문 정착하던 토착민들로 오랜 세월동안 외국의 정복자들과 상인들이 누비아를 거쳐 가면서 정착을 했는데 원래 누비아인들은 아스완 부근에서 수단까지 나일강 강변에 살던 부족들로 고대 이집트 시대에는 이집트와 대립관계와 교역관계를 유지하여왔다고 한다. 그 시대에는 누비아 지역에 질 좋은 화강암과 같은 암석과 금 등 자원이 풍부하고 아프리카 지역과 이집트간의 통상을 위해 필요한 지역을 점령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집트 파라오들은 그 지역을 평정해야만했고 그래서 람세스 2세 같은 경우는 아부심벨을 그 지역에 건립하였다.
누비안 마을을 가기위해 가이드에 안내로 나일강을 다니는 작은 배를 타기로 했다. 아스완에서 엘리판틴 섬으로 가는 교통은 펠루카(이집트 전통 돗단배)나 보트를 타고 가는 방법밖에 육상교통은 없는데 토속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누비안 마을을 안내하는 가이드는 마을 현지인으로 이집트인과 다르게 생겼고 매우 친절하고 재미있었다. 알록달록 누비안 마을 색채일 것 같은 아기자기하게 장식한 작은 배를 단독으로 탈 수 있어서 여유 있게 시간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드디어 전통음악과 함께 흐르는 나일강 주변을 잔잔한 바람에 실려 떠나가는 배는 너무나 낭만적이었다. 그리 오래 걸리지 않게 마을에 도착하니까 가이드가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며 열심히 안내해 주었는데 파란칼라로 칠한 건물 안으로 안내하고 따뜻한 민트 티도 대접 받았다. 또한 건물 내부에 커다란 박스에 악어가 살았는데 움직이지 않아서 모형인가 했더니 진짜 악어였다. 신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가까이서는 도저히 사진을 못 찍었다. 무서워서… 눈매가 미국에서 본 악어와 달랐고 사나워 보였다. 그리고 마을 전경을 볼 수 있는 옥상에 오르기도 했는데 마을이 한눈에 보이니 너무 예뻤다. 감성마을 누비안 마을은 현지 가이드가 친절해서 그런지 마을 전체가 밝고 활기차 보였다. 알록달록 칼라풀한 건물과 가게들 그리고 낙타무리들 너무나 이국적인 풍경이 매력적이었다.
마을 현지인 가이드는 자기들은 이집트인이 아니라 누비아인 이라며 엄청난 자부심을 갖는듯했다. 너무 귀여운 가이드 아저씨는 이것저것 다 알려주고 멋진 사진도 많이 찍어주었다. 그러다보니 해가 질 때 쯤 다시 배를 탔다. 나일강위에서 바라본 일몰은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어주었다.
전날 다녀왔던 필래 신전을 비롯해서 아부심벨 신전은 이집트만의 유적이 아니라 온 인류의 유적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 역사적인 사업을 계기로 문화유산은 인류 모두의 유적이라는 인식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유네스코 주관으로 유적 보호에 노력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지금도 세계 곳곳의 분쟁지역에서 수많은 유적들이 파괴되어 사라지고 있다는 소식을 듣는데 안타깝게 느껴졌다.
1979년에 필레 신전 그리고 아부심벨 신전에서 누비아 유적까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다고 한다.
글 : 유니스 홍, 사진: 브라이언 홍 valley_magaz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