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Ojai & Santa Barbara

Ojai & Santa Barbara

캘리포니아 벤추라 카운티 북부에 있는 작은 도시 오하이는 10년 전 방문한 후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도시 중에 한 곳이다.
LA에서 101 Fwy를 타고 북쪽으로 향하는 코스는 우리가 드라이브를 자주 즐기는 코스인데 산타바브라도 갈 수 있고 몬터레이 베이는 물론 산호세 그리고 더 멀리 샌프란시스코까지도 갈 수 있다.
얼마 전부터 캘리포니아는 완전 오픈하여 모두가 숨통 트이는 기분을 갖고 있었는데 아직도 코로나 트라우마가 없어지려면 시간이 더 필요한 것 같다. 101 Fwy와 다르게 오하이로 매끄럽게 들어서는 33번 길은 산으로 둘러 쌓여있어 오하이 밸리가 가까워짐을 느낄 수 있었다.
잊어졌던 오하이의 풍경은 예전에 느꼈던 먼 기억으로 되살아 다가오고 사람들의 왕래도 빈번하지 않아 조촐한 느낌이 드는 이곳이 ‘남부 캘리포니아의 지상 낙원’이라는 별명은 도대체 어디에서 온 것일까? 오하이를 다시 되짚어 만나고 싶었다.
차를 주차하기 위해 마을입구에 작은 공원에 머물렀다. 공원 주변은 화려하지 않았지만 주변 환경과 조화로운 조형물과 잠시 쉴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었고 공원 입구 인근에는 주차공간이 많이 있으며, 소풍을 즐기거나 잔디밭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였다.
오솔길을 따라 걷고 싶어 몇 분 걸어보니까 간간히 자전거를 타고 지나치는 사람들이 보였다. 가족끼리 친구끼리 함께 즐겁게 자전거를 타며 오솔길을 따라 보이는 풍경이 기분 좋게 만들었다. 어느 책에서 자전거를 타는 이유를 들었는데 작고 가벼운 기계가 어디로든 데려다줄 수 있다는 깨달음이며, 육체의 움직임과 얼굴을 스쳐가는 바람을 느끼는 행복의 순간이라고 했다. 그리고 목적지를 정해두지 않고 돌아다닐 때 가장 선호하는 수단은 자전거인 것 같다. 오하이를 방문해서 첫 번째 보이는 장면부터 마음의 쉼을 안겨주었다.
많은 사람들이 오하이를 찾는 대표적인 이유가 있는데 첫째는 말 그대로 갑갑한 도심을 벗어나 자연 속에서 쉼을 찾으려는 것이고, 둘째는 명상을 위해서라고 한다. 흔히 애리조나의 세도나가 ‘기’가 세다고 해서 사람들이 몰려드는데 캘리포니아에선 오하이가 세도나 못지않다고 한다. 스페니쉬에서 알파벳 J를 ‘ㅎ’로 발음해서 오하이로 읽는데 이 도시 이름은 츄마시 인디언들이 달을 뜻하는 ‘awhay’라고 불렸다. 말 그대로 하면 달동네가 되는데 이름의 의미를 생각하니 재미있었다.


공원에서 쉼을 충분히 가진 후 오하이의 다운타운으로 향했다.
거리에서 비교적 높아 보이는 건물로 된 종탑 건너편에 1917년 함께 만들어진 오하이 아케이드 샤핑몰은 오하이 다운타운의 또 다른 상징이다.
아기자기한 갤러리와 식당들이 밀집해있는 아케이드 샤핑몰에서 작지만 예쁜 간판과 함께 쇼 윈도우에 진열된 물건들을 눈으로 쇼핑하면서 걸어보니까 나름대로 기분 전환이 되는 것을 느꼈다.
아케이드 샤핑몰 건물 뒤편이 궁금해서 들어서니까 스페니쉬 풍의 빨간 기와지붕과 나지막한 건물 사이로 쇼핑몰들이 보였는데 아기자기 하면서 고급지게 보였다.
오하이 시에서는 일부 주유소를 제외하고 체인점들이 없었는데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있는 스타벅스도 보이지 않았다.
스타벅스 대신 오하이 커피 로스팅 컴패니라는 커피샵에서 커피를 즐길 수 있었다. 아케이드 쇼핑몰에서 2-3마일 떨어진 자리한 Boccali’s 피자집은 오하이 관광 홈페이지가 추천하는 최고의 피자집으로 통할만큼 전통 미국 피자 맛을 즐길 수 있다.
보칼리스 피자집에서 먹은 파인애플 토핑을 얻은 치즈 피자와 카보나라 파스타, 그리고 치즈를 녹여 얹은 마늘빵은 잊을 수 없는 맛으로 기억된다. 대부분 상점이 오픈되어 있었지만 예전처럼 사람들이 많지 않았는데 오하이도 코로나 사태 이전 경기를 회복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였다.


오하이를 방문하고 일주일 후 산타바바라 방문길에 예상치 않은 일정으로 특별한 전시회가 있어 잠시 들러보았다. 작은 상점과 식당들이 즐비한 산타바브라 다운타운에 스페니쉬 풍의 흰 건물이 돋보이는 쇼핑몰 이층에 산타바바라 현대미술관에서 Shana Moulton이라는 작가의 개인전 전시회장을 찾았다. 먼저 입구에 화사한 핑크와 베이비 블루칼라가 눈에 들어왔는데 컨템포러리 작품을 느낄 수 있는 조금 난해하기도 하고 오묘한 전시물이 있었다.
안쪽으로 들어서니 비디오 아트가 보이고 사람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영상을 관람하고 있는데, 산타바브라에 기반을 둔 예술가 Shana Moulton의 개인전 ‘The Invisible Seventh is the Mystic Column’을 전시하고 있었다. Shana Moulton은 비디오, 설치 및 공연을 통해 자신의 분신인 가상인물 Cynthia를 내세워 불안, 고립 및 신비로운 여정을 작품으로 표출하고자 했고 진단 및 치료에 쓰이는 비디오 시리즈 Whispering Pines는 2002년에 시작되었고, 신시아가 사회적 불안을 조화시키려 시도하면서 실존적 고뇌를 하면서 초현실적이고 기괴한 작품세계를 표현했다고 한다.


뉴에이지 요법, 개인 웰빙 제품, 신체운동 및 영적치유에 적합한 Cynthia는 의미를 찾기 위해 자기발굴과 자기관리의 복잡한 영역을 탐색하면서 다양한 표현을 시도했다고 한다.
모두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고립, 소외, 불안, 외로움에 대한 깊은 감정이 아직도 만연해 있는데, 작품들을 감상하는 청중으로서 우리는 작가의 의도가 기이한 표현방식으로 명확하게 팬더믹 상황에 조율되어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Invisible Seventh is the Mystic Column’이라는 작품은 팬더믹으로 격리된 동안 작가가 직접 촬영하고 편집한 것으로, 이 작품은 전시과정 내내 계속 진화할 것이며 방문객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작품이 어떻게 발전하는지 보기 위해 자주 방문해야할 것이라고 한다. 작가의 의도대로 관심 있는 사람들이 여러 번 방문할지 모르지만 비대면 시대에서 대면시대로 접근하는 요즘 직접 방문한 전시장이 다른 때 보다 반갑고 직접 소통하고 즐기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현대미술 전시회를 가면 설치미술 작품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설치미술은 현대를 살아가는 많은 예술가에게 영감을 주고 사람들에게 더욱더 주목받게 되었다. 이것으로부터 발전되어 지금의 설치미술과 같은 예술의 한 분야가 나타나게 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본다.
요즘의 설치미술이란 1970년대 이후 회화, 조각, 영상, 사진 등과 대등한 현대미술의 표현방법 장르의 하나인데 특정한 실내나 야외 등 오브제와 장치를 두고, 작가의 의도에 따라 공간을 구성하고 변화시켜 장소와 공간 전체를 작품으로 체험하는 예술인데, 작가와 관람자의 관계가 일방적인 것인 방식에서 상호대화 방식으로 전환하여 관람자의 신체적 심리적 참여를 유도 따라서 관람자의 경험이 작품의 의미를 구성하는 요소로 수용되어 문화의 대중화 가능성을 제기한다.


팬더믹 시대가 더 빠르게 많은 변화를 안겨주었는데 정신없을 정도로 변화 속에 사람들을 지치게 했던 것 같았다.
마스크를 벗을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 그리고 산타바브라 현대 미술관에서 팬더믹으로 인한 상처에 대해 치유의 시간을 잠시나마 갖은 것 같았다.
글 : 유니스홍, 사진 : 브라이언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