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볼만한곳 EGYPT Part 3

EGYPT Part 3

아스완에서 룩소르를 가기위해 나일강 크루즈에 머물러 쉼의 시간을 가졌다. 나일강은 세계에서 가장 긴 강중에 하나이고 세계 4대 고대 문명의 하나인 이집트 문명의 발상지라는 세계사적 의의를 갖고 있다.
일정은 이집트 룩소르나 아스완을 기점으로 중간 기착지인 콤옴보, 에드푸, 에스나 같은 도시를 들러 주요 유적지를 둘러본 후 다시 크루즈에서 여행의 피로를 풀고 룩소르에서 항공편으로 카이로로 돌아가기로 했다. 강을 오가는 크루즈들은 나일강의 주요 관광업 같았지만 나일강의 아름다운 주변 환경이 나빠지는데 한 몫을 하는 것 같았다.
19세기에 시작된 나일강 크루즈는 대부분이 5층 높이로 규모도 비슷하다. 그리고 바다가 아닌 강을 따라 운항해 흔들림이 적은 편이라 뱃멀미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갑판에서 나일강을 바라보고 있으면 파라오가 이집트를 지배한 이후 거의 변하지 않은 고대 풍경을 볼 수 있다. 작은 배에 올라 그물을 던져 물고기를 잡는 사람들, 강가에서 말이나 낙타를 씻기는 소년들, 여럿이 모여 빨래를 하는 여성들 등 5000년 동안 이어져 온 일상적인 이집트의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가끔 크루즈 근처로 작은 배들이 모여들 때가 있었는데 배에서 물건을 파는 사람들로 상품을 5층 갑판 위로 던져 가격을 부르고, 흥정한 뒤 돈을 비닐 봉투에 담아 받는 과정이 신기했다. 그런 풍경들이 나일강을 통해 살아가는 또 다른 이집트인들의 삶을 엿볼 수 있었다.
크루즈는 나일강의 풍경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개방이 되는 커다란 창문이 있어 나일강의 일출부터 일몰까지를 즐길 수 있어 좋았다.
식사는 중동식과 양식 요리가 주로 나오는데 이집트 전통요리는 건강식이었고 맛이 담백해서 입맛에 맞았다.
식사를 마치고 선상위로 올라가 수영도 즐기고 주변 풍경을 바라보며 놀고먹으며 편안하게 휴식하며 지냈다.
생각보다 고급진 크루즈를 타고 여행하면서 귀족 놀이할 줄 몰랐는데 나일강의 일몰을 바라보니 너무나 황홀한 경험이 되었다.
나일강은 이집트의 축복이다. 고대 이집트 문명이 나일강을 따라 탄생했는데 나일강이 주요한 교통수단이 되었다. 또한 국토의 95% 이상이 사막인 이집트에서 인구의 90% 이상이 나일강 주변에 살고 있는데 현재 이집트의 가장 큰 수입원 중 하나인 관광산업도 나일강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다음날 크루즈에서 조식을 알차게 챙겨 먹고 나일강 서안에 위치한 도시 에드푸로 가기로 했다.


크루즈에서 내리니까 시끄럽게 사람들과 말소리가 들렸다.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마차꾼들이 호객을 했는데 마차를 고를 틈이 없을 정도로 붐벼서 아무거나 타니까 제일 낡아 보이는 마차에 오르게 되었다.
기원전 1600년 전부터 이집트는 마차를 이용했다고 했는데 신나게 달리는 마차를 타고 너무나 이국적인 마을풍경을 바라보며 타임머신을 타고 고대세계로 떠나는 것 같았다.
목적지에 도착하니 마차들이 줄지어 서있는 마차 정거장도 신기해 보였다. 도착한곳은 악어 머리를 가진 소베크(Sobek) 신과 매의 머리의 호루스(Horus) 신을 모두 모시는 신전이라고 한다. 특히 두 신을 함께 모신 곳이라고 하는데 이집트 역사상 한 장소에 두 신을 위한 신전이 만들어진 것으로 유일하다고 한다. 그곳에는 매의 형상을 한 호루스 신이 입구를 좌우로 지키고 있었는데 어딘가 자주 보았던 캐릭터 조형물 같아 보였다.
내부에 천상으로 가는 나룻배가 있었는데 벽면에 호루스의 탄생부터 그가 어둠의 힘을 물리치고 승리에 이르기까지의 일화들이 새겨져있었다.
두 신전은 구조나 크기가 비슷하게 생겼는데 촘촘하게 메워진 벽면의 부조들이 어찌나 정교하고 멋있는지 신전에 있는 비문들은 고대 이집트의 의식과 축제, 사제들 그리고 신화에 대해 풍부한 정보를 보여주었다. 이곳도 이집트 여행을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곳이었다.
이집트에 유적지를 방문하면 가끔 불청객을 만나게 되었는데 에드푸에도 호객을 하는 상인들을 피하며 다니는 것이 편치 않았다.
거기에 어린 아이들이 하는 호객은 잔돈이 없어서 거절하지도 못하고 난감하기도 했다.
어떤 경우에는 유적지 관람을 서둘러 하게 되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상인들을 피해 조그마한 가게에서 마실 물을 사려고 했는데 소다만 팔고 있어서 나오려고 하니까 주인이 혹시 볼펜 있냐고 물었다.
가지고 있던 볼펜을 숙소에 두고 와서 없다고 하니까 다른 물건이라도 달라고 했다. 지나고 나니까 알았는데 이집트에는 물자가 부족해 가끔 관광객에게 볼펜이나 소지품을 달라고 한다는데 산업 인프라가 너무 열악하다는 것을 알았다. 평소에 필요 이상으로 물건을 소지하면서 버리기도 했는데 미리 알았으면 볼펜이라도 모아서 가지고 올 껄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크루즈로 가기위해 마차를 탔는데 비포장도로라서 먼지를 많이 뒤집어썼지만 택시보다 안전하고 재미있었다.


크루즈에서 체크아웃을 한날 미리 대기하고 있었던 차를 타고 또 다른 가이드를 만났다.
이집트에서 역사학 교수라고 소개했는데 아는 것이 많은 분 같았다. 차를 타고 이동하는 내내 역사 강의를 들었는데 가끔 지루하기도 했다.
룩소르에 있는 호텔에서 짐을 풀고 시간이 남아 펠루카(felucca)를 타고 섬을 방문하고 나일강 일몰을 즐기기로 했다.
나일강에서는 고대 이집트 돛단배인 펠루카들을 볼 수 있는데 고대 동부 지중해에서 돛이나 노를 사용해 움직였던 목선으로 오늘날에는 나일강에서 관광 유람용으로 쓰이고 있다.
몇 천 년 전 방식 그대로 요즘시대까지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펠루카들이 나일강 바람을 맞아 움직이고 있었는데 돛대를 움직이면서 노를 저는 사람이 신기해 보였다.
45년 동안 펠루카를 운행했다는 그는 이집트 전통의상을 그대로 입고 맨발로 굳은 투박한 손으로 섬세하게 바람을 타며 돛대를 조정했다. 그런 장면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웠다.
이집트 전통 범선인 펠루카를 타고 나일강을 유람하며 신선놀음까지 하며 나일강의 낭만과 여유를 즐길 수 있어서 여행의 피로감을 풀어주었다.
미세한 바람에 서서히 움직이는 강가에 새들이 보였다.


나일강에는 490여종의 새들이 있다고 하는데 나일강변의 새가 있는 풍경은 이미 수천 년 전부터 이집트 옛 회화로 표현되기도 했다. 또한 나일강 주변에 보이는 농지와 동물들이 보이는데 전 국토의 대부분이 사막인 이집트의 목축업은 나일강가에서 이루어지며 이집트 농부들이 그곳에서 소와 말, 염소를 키우고 있었다.
이집트에서 말을 사육한 것은 기원전 1500년 전부터이고 전차나 수레를 끌고 다녔다고 하는데 고대 이집트에서는 소가 신의 대접을 받았다. 또한 나일강변에서는 야자수, 갈대 등 수목들이 늘어져 있고 대추야자와 바나나가 재배되고 있다. 강변에 있는 야자수의 상당수는 대추야자 나무들이다. 이집트는 세계 20위권의 바나나 생산국으로 나일강변에 바나나 농장들이 많이 있다. 펠루카를 타고 갈 방문지도 바나나 농장이라고 한다.
나일강변에서는 서부 이집트 사막과 동부 이집트 사막을 볼 수 있다. 동부 이집트 사막의 황량한 바위산들은 푸른 나일강, 녹색의 나일강변과 함께 독특한 풍경으로 보였는데 나일강변의 마을들은 평화롭고 아름답지만 고단한 현지인들의 삶을 보여주고 있었다.
나일강은 이집트 어업의 중요 지역이기도한데 그림 같은 풍경의 작은 목선을 타고 전통방식으로 물고기를 잡는 어부들을 볼 수 있었다.
흐르는 나일강처럼 시간이 많이 흘렀는데 나일강의 눈부시게 아름다운 일몰 풍경은 장관이었다. 더구나 몇 천 년 전 방식 그대로 만든 펠루카를 타고 감상하는 기분은 크루즈에서 바라본 일몰 풍경과 달라 보였다. 펠루카를 타고 흐르는 나일강물을 손으로 적셔보았다. 이름 모를 강가에서 자라는 식물들이 손에 잡혔는데 그 싱그러운 경험이 아직도 눈에 아른 거린다.
다음날 이른 아침 약속한 시간에 가이드가 안내하는 차가 대기하고 있었다.
조금 늦잠을 자는 바람에 아침도 거르고 서둘러 차에 올랐다.
라마단 기간이라 물도 못 마시고 뜨거운 지역을 안내하며 열심히 설명해주는 가이드가 정말 고맙게 느껴졌다.
차로 이동하는 중간에 사탕수수밭에서 잠시 머물러 사탕수수를 맛보게 해주기도 하고 피곤한 내색 보이지 않으면서 친절하고 정중하게 여행자를 최대한 편하게 해주었다.

다음으로 간 곳은 왕가의 계곡인데 신 왕국 파라오들을 위한 묘지로 투탕카멘, 람세스 1세, 2세, 3세, 4세, 아멘호테프 2세 등 수많은 파라오의 무덤이 발견된 곳이라고 한다.
한낮의 태양이 그날따라 더 따갑게 느껴질 정도로 햇살이 강하고 무더운 날씨에 무덤을 찾아 셔틀 차를 이용해 들어섰는데 삭막한 계곡에 파라오를 왜 묻었는지 의문이 들었다. 가이드의 말의 의하면 과거 파라오의 묘역인 피라미드가 도굴꾼들에게 자꾸 털려서 미라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었고 피라미드를 짓는데 수많은 인력과 재원이 낭비되고 오랫동안 혼란기를 맞은 이집트는 피라미드를 더 이상 지을 수 없어서 신 왕국 때 파라오들은 장사를 지내기 위해 삭막한 계곡에다 새로운 비밀 묘역을 조성했다고 한다. 그곳에 귀금속과 파라오의 애장품들도 함께 묻었지만 결국 또 도굴꾼들에게 털리고 비어있다고 했는데 왕가의 계곡에서 유일하게 도굴을 면한 것은 그 유명한 투탕카멘의 무덤이라고 하는데 1922년 영국의 고고학자인 하워드 카터가 발견해서 유물들이 보호되었다고 가이드가 알기 쉽게 설명을 잘해주어서 알게 되었다.
조금 지친 몸을 이끌고 카르나크 신정으로 이동했는데 그 신전도 역시 정말 기억에 남았던 신전이었다. 카르나크 신전은 현재 남아 있는 고대 이집트의 신전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고 한다.


이집트 최대의 신전, ‘카르나크 신전(Karnak Temple)’은 4000년전부터 약 2000년 동안 지어진 신전인데 너무나 정교하고 규모가 커서 볼거리도 풍부하고 감탄이 절로 나오는 곳이었다. 스핑크스와 람세스 2세의 석상과 오벨리스크 등 역사적인 유적들이 가득하며, 특히 100개가 넘는 거대한 열주들이 늘어선 모습은 고대 문명의 웅장함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고대에 어떻게 이리 웅장하고 멋진 건물을 세울 수 있었는지 놀라움에 연속이었다.
커다란 신전 기둥이 카르나크 신전의 규모를 가늠하게 해주었는데 신에게 바쳐진 성스러운 공간을 감상하고, 거대 열주를 배경으로 아름다운 사진을 남겨보았다.
이집트 여행을 하지 않았더라면 평생 보지 못할 장관! 그 감동을 머릿속에 담았다.

글 : 유니스 홍, 사진: 브라이언 홍